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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보험업계' 보험사,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에 '벌벌'

[IE 금융] 오늘은 13일의 금요일. 예수 그리스도가 처형당했다고 생각하는 서양의 대표적인 '불길한 날'.

보험업계에서도 13은 어쩌면 신경이 쓰이는 숫자인데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그 예다. 이 비율은 새로 등록한 설계사가 1년 이상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등록 설계사 정착률이 높을수록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이 적다는 의미로 '고아계약(설계사가 이직하거나 그만두면서 고객 관리가 되지 않거나 고객 모르게 다른 설계사에게 떠넘겨진 계약)'도 줄어든다. 때문에 설계사 정착률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생보사) 25곳의 평균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38.6%로 전년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손보사) 14곳의 평균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50.3%로 0.7%포인트 소폭 올랐다.

생보사의 경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3사 모두 크게 정착률이 줄었다. 작년 대형 3사의 평균 설계사 정착률은 42.9%로 전년 47.3%보다 4.4%포인트 감소했다.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 22곳의 작년 13월차 등록 설계사 정착률은 29.3%로 전년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ING·미래에셋·푸르덴셜·PCA·현대라이프·DGB·KDB생명을 제외한 모든 곳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동양·AIA·라이나·DB생명이 약 10%의 상승세를 보여주며 이들의 하락치를 만회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사 4곳의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53.25%로 2016년보다 0.4%포인트 뛰었다.

중소형사의 경우 MG손보, AIG손보의 정착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전년보다 1%포인트 내려간 40.59%를 시현했다.

그러나 생·손보사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신입 설계사 정착률은 미비한 수준이다. 이들 보험사 39곳의 작년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평균 35.7%다. 10명 중 6명이 1년 안에 떠난다는 의미다.

보험사에서도 신입 설계사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들을 시행 중이지만 불황과 비대면채널의 활성화와 같은 요인 탓에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이탈하는 설계사가 많아질수록 시름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젊은 신입 설계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될수록 설계사의 고연령화 속도가 빨라져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속설계사의 고연령화가 진행될수록 신계약에 대한 생산성이 낮아진다"며 "영업조직의 역동성이 상실되면서 손익구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기존 설계사 중심의 영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양질의 젊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및 일자리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단기간 임금을 보전해 주는 단기대책보다는 근본적으로 생산성 및 직업 안정성 제고 등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첨언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