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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 vs 일하세" 닷새 지난 '주 52시간 근무제'

[IE 사회] 이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일주일을 넘겼다. 기존에는 주당 최대 68시간 근무제였으나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를 위해 52시간 근로제로 변경해 시행하게 됐다. 

특히 300명 이상 사업체는 이달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바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이전부터 분주하게 대비책을 마련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현재 대기업 근로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 근무제도로 저녁 있는 삶을 보장받았다는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평소와 같은 삶을 보내고 있다는 직장인들의 하소연도 여전한 것.

이슈에디코는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직장인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 "주 52시간 도입 초반임에도…" 저녁 있는 삶 직장인 '한 발짝'

한 직장인이 블라인드 앱에 올린 '52시간 도입 후 근무시간·환경에 변화가 있느냐'는 투표에 188명 중 71명(37.8%)이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체크했다.

GS칼텍스에 다닌다는 한 블라인드 이용자는 "회장이 강하게 밀어붙이니까 임원들도 싫어하면서 끌려가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또 각각 롯데첨단소재, LG화학, 포스코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회사 가는 게 덜 지옥 같아졌다" "90%는 칼퇴한다" "집에 빨리 가라니 좋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CJ헬스케어와 LF에서 근무 중인 블라인드 이용자들은 7월 이후 피시오프제가 적용됐다는 설명도 했다.

여기 더해 네이버에 다니는 한 직장인은 "주 최소 15시간 근무, 40시간 이상 근무 시 비용 지급 방침이 내려졌다"고 소개했다.

위메프 근무자는 "퇴근 시간이 되면 노래 틀어놓고 퇴근을 독려한다"며 "심지어 회사는 한 달 먼저 시작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 외 금융사인 삼성화재와 미래에셋대우, 삼성생명 등 직장인들도 위와 같은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등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 "무슨 변화가 있어?" 여전히 저녁 근무 이상 無

앞서 언급한 블라인드 앱 투표에서 부정적인 변화를 겪었다는 직장인도 많았다. 188명 중 86명(45.7%)이 '변화 없음'에 체크하며 고충을 토로한 것. '부정적 변화'에 투표한 직장인들도 16명(8.5%)이나 됐다.

KT에 근무 중인 한 블라인드 앱 이용자는 "52시간 제한 때문에 난 어제도 오늘도 야근하고 전산에 등록 안 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콜마의 한 직원은 "회사에서 포괄연봉제로 1일 근무시간 8시간이 아닌 9시간으로 연봉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고 블라인드 앱에 불만을 털어놨다.

현대오일뱅크에 다니는 근로자 역시 블라인드 앱에 "의미 하나도 없다. 부사장이 대놓고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F&F의 한 근무자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왜 이리 조용한가 했더니 인턴, 임직원 빼고 300명 조금 넘으니 회사가 어떡하면 300명 밑으로 내릴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폭로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