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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메리츠 'MG손보 인수' 노조 결사 반대…김용범 "주주 가치 제고 시 인수 가능"

 

[IE 금융] MG손해보험(MG손보) 인수전에 메리츠화재가 깜짝 참여한 가운데 메리츠금융 김용범 회장이 14일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MG손보 인수가 주주 가치를 올릴 수 있으면 인수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MG손보 노조가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결사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강성' MG손보 노조 "의구심 품게 만든 메리츠화재에 매각 반대"

 

14일 오후 3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본부 MG손보 노조는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금융위원회(금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G손보 우선협상대상자에 메리츠화재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피력했다. MG손보 노조는 사무금융노조 중에서도 강성 노조로 꼽히는 조직이다. 


앞서 지난 9일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이날 오후 3시 재입찰을 마감한 결과 국내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두 곳과 메리츠화재가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모든 정보를 분석한 다음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에서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할 진정한 뜻이 있었다면 예비입찰부터 참여했어야 한다"며 "재공고 기간만으로 절대 정상적 계산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리츠화재는 고용 승계 의무가 없는 P&A방식(인수 희망자가 별도 회사를 차려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보험계약과 우량자산, 예보의 공적자금 만을 목적에 둔 것"이라며 "금융위는 업무, 과정, 결과의 편의, 목적 달성만을 위한 어리석은 자의적 결정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또 "노조는 77년 된 소중한 회사를 지키기 위해 무엇과도 맞서 싸울 모든 준비가 이미 돼 있다"며 "금융위는 미래지향적이고 가치 있는 결정으로 모든 국민이 공존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제언했다.

 

◇메리츠 김용범 부회장 컨콜서 "주주 이익에 도움될 경우 인수…아니면 포기"

 

메리츠금융의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3275억 원으로 최대 실적이었던 작년 상반기 1조1803억 원보다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2분기 당기순이익도 27.7% 상승한 7362억 원을 시현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계열사 메리츠화재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1% 뛴 9977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5조7588억 원, 영업이익은 1조3371억 원으로 각각 6.8%, 21.3% 올랐다.

 

이 같은 최대 실적을 거둔 메리츠금융에 MG손보는 실익이 거의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번 참전은 거의 극비로 이뤄졌다. 업계는 물론, 메리츠화재 대부분의 직원도 기사를 통해 이 소식을 알았다는 후문이다.

 

MG손보가 번번히 매각에 실패한 원인에는 자금 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MG손보 매각 예상 가격은 2000억~3000억 원이지만 인수 이후 정상화 비용은 약 1조 원 이상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

 

올 1분기 말 MG손보 지급여력비율(K-ICS)은 42.71%로 작년 말 64.02% 대비 21.31%포인트(p) 하락했다. 이 비율이 100%보다 낮다는 것은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100%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널 확장 면에서도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보험대리점(GA)채널이 중심인데, MG손보 역시 전속 채널이 없고 GA채널에 치중됐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MG손보 유력한 인수자로 부상했다. 입찰전에 참여한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는 모두 사모펀드인 만큼, 예보 입장에서는 더 안정적인 곳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MG손보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JC파트너스지만,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예보가 위탁을 맡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금융 김용범 회장은 "1분기 IR에서 말한 것처럼 주주 이익에 도움이 되는 성장에 관심이 있지, 외형 경쟁은 하지 않는다"며 "인수합병(M&A)을 할 때 적정가인지, 리스크 규모와 성격을 지주가 감당 가능한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기준에 (MG손보 매각이) 맞는지 살펴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면 인수하고, 아닐 경우에는 포기할 것"이라며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얘기는 3분기에서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