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신기루 된 6300억 원' 美 데이마켓 주문 취소…당국 "증권사·고객 자율 조정"

 

[IE 금융] 지난 5일 미국 주식 주간거래(데이마켓) 주문이 현지 거래소로부터 취소되면서 국내에서 약 9만 명의 투자자 계좌에서 6300억 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권사와 피해자 간 자율 조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미국 시장 주간거래가 일방적으로 중단됐다. 국내 19곳 증권사는 미국 주간거래(국내 시각 오전 9시~오후 5시)를 미국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인 블루오션과 계약을 체결해 진행한다. 미국 ATS 제도는 일정한 거래 원칙에 따라 매매 체결 기능을 수행하는 정규거래소 외에 다양한 형태의 증권거래시스템을 통칭한다. 

 

그러나 지난 5일 오후 4시40분께 블루오션이 오후 2시45분 이후 체결된 거래를 일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이날은 경기 침체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는데 이와 함께 주문이 몰리자 블루오션이 모든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금감원) 측은 "아시아 투자자가 주 거래인 블루우션이 주문량 폭증으로 거래시스템이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된다"며 "블루오션이 시스템 보완 작업을 이달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공지했지만, 거래 재개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내 증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서둘러 투자자 거래를 취소하면서 증거금을 재계산하고 계좌를 원상 복귀해야 하기 때문. 일부 증권사에서는 오후 10시30분 미국 정규시장이 열린 이후까지도 복구 작업을 마치지 못해 거래를 시작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복구는 마쳤지만, 블루오션은 오는 15일까지 특정 종목에 한해 매매를 지원한 후 16일부터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주간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투자자 수요가 높은 미국 대표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500 Trust ETF'(SPY), 'Invesco QQQ Trust ETF(QQQ)' 등을 포함한 23개 ETF다. 

 

현재 금감원이 국내 투자자의 피해를 집계한 결과 거래가 취소된 계좌는 약 9만 개, 취소된 금액은 약 6300억 원이었다. 거래가 취소된 투자자들의 민원도 금감원에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3시까지 금감원에 제기된 민원은 109건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 증권사 잘못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감원도 현지 ATS 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상황인 만큼, 국내 증권사의 귀책을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서 어떤 사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며 "증권사와 투자자 간 자율 조정을 우선 추진하는 등 투자자의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이날 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워낙 많은 주문이 특정 시점에 몰려서 그런 것이 아닌가 짐작은 하면서도 기술적인 부분은 좀 더 확인해야 한다"며 "투자자 개인의 자율적 의사 결정이 침해된 것 자체만으로 중개자들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언.

 

이어 "원인관계를 좀 더 밝히고 중개사 등의 책임이 있다면 자율적 조정으로 해결하겠다"는 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