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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사이] 태양의 신이 준 고통

 

커튼을 뚫고 실내로 들어오는 햇발의 기운에 낮잠을 청하기 곤란할 지경입니다. 마치 태양신이 마음껏 위세를 뽐내는 듯하네요.

 

 

과거 고구려, 백제 신화 등에 나오는 해모수를 비롯해 호루스, 헬리오스, 아폴론, 케찰코아틀 등 여러 나라와 문명에 태양신의 전설이 있습니다. 

 

인도 신화에는 산스크리트어로 태양을 의미하는 태양신 수리야(수르야)가 있는데요. 수리야를 기리는 사원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코나르크(Konark)의 태양 사원으로 인도 동부의 오디샤주(州)에 위치했습니다. 

 

이곳은 영국의 식민지 시절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오리사'라는 지명이었지만 지난 2011년 오디샤로 이름을 바꿨죠. 현지 시각으로 작년 오늘 오후 7시20분께 오디샤주 동북부 발라소어구 소재 바하나가 바자르역 부근에서 열차끼리 충돌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294명, 1175명에 이르고 목숨을 잃은 이들 중 187명은 신원도 파악하지 못한 끔찍한 사고로 이미 탈선했던 객차에 다른 열차가 부딪혀 벌어진 참사였습니다. 

 

열차 관련 전문매체인 레일웨이 테크놀로지, 인도의 영자 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 등을 참고하면 인도 역사상 세 번째, 전 세계 기준 21세기 이래 네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철도 사고지만 현재까지도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처럼 대규모의 사상자가 나온 비극적인 철도 사고보다 더 많은 인명피해를 본 동종 사고들이 있다니 끔찍할 따름입니다. 

 

인도에서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철도 사고는 지난 1981년 6월6일 이 나라 북부 동쪽 비하르주에서 일어난 탈선사고로 열차가 강에 빠지며 800여 명이 세상을 떠났답니다. 1995년 8월20일 역시 북부에 자리한 우타르프라데시주 피로자바드 열차 충돌 사고 때는 358명이 유명을 달리했고요.

 

21세기 기준으로 세상에 알려진 사고 중 사상 최악의 철도 사고는 2004년 12월26일 스리랑카 쓰나미 열차 탈선 사고입니다. 200명 이상의 무임승차자들이 탑승해 사상자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이 사고는 최소 1700명의 목숨을 앗아갔죠. 

 

이집트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이 생을 마감한 알 아야트 철도 화재 사고가 사망자 규모로는 두 번째입니다. 사람 목숨으로 순위를 매기는 글을 쓰자니 마음이 심하게 착잡해지네요 지난 2002년 2월20일,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를 지내고 카이로에서 룩소르로 향하던 열차 내 조리실의 가스 실린더가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졌고 결국 11량의 차량이 전소했습니다. 집계된 사망자수는 383명이고요. 

 

끝으로 세 번째는 2004년 2월18일, 이란 역사상 최다 사상자를 기록한 네이샤부르 철도 사고입니다. 295명이 사망하고 450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고의 원인은 지진이었는데요. 

 

휘발유, 질산암모늄 비료, 유황 등 여러 화학물질을 실은 51량의 화물열차가 소규모 지진 탓에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20km 정도 이동하며 다른 열차들의 연쇄 충격을 유발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휘발유에 불이 붙었고 이어 비료가 터지며 인근 카얌(Khayam)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은 물론 주변 5개 마을에도 피해를 줬다고 하네요. 더욱 안타깝게도 생존자 구조에 나섰던 수백 명의 구조대원들도 폭발에 휩쓸려 이 가운데 182명이 영원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