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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확충 나선 보험사 줄줄이…IFRS17 도입 대비 목적

 

[IE 금융] 최근 보험사들이 오는 2023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위해 속속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보험지급여력(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인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에서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날 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자본확충작업을 진행한다. 새로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6.8%, 만기는 오는 2051년 12월까지다. 

 

이번 자본확충 덕분에 롯데손보 RBC비율은 211.6%로 상승할 전망이다. 향후 제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안정적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자본확충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건전성 제도(K-ICS) 도입 예정에 따른 자본변동성 대응과 제도 도입 이후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달 중순경 주금납입과 증자등기를 마칠 예정으로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은 4140억 원으로 늘어나며 하나생명 RBC비율은 10월 말 기준 153%에서 200%로 오를 전망이다.

 

DGB생명도 지난달 9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 원의 증자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자본금 납입일은 오는 30일이다. DGB생명의 3분기 말 기준 RBC비율은 204%인데, 증자가 완료되면 207%까지 상승한다.

 

하나손해보험(하나손보)은 자산 매각을 통해 자본 확보에 나섰다. 하나손보는 최근 서울 종로구 인의동의 본사 사옥을 하나자산신탁이 설립하는 리츠에 매각하기로 했다. 계약이 완료될 경우 1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G손보는 총 1500억 원의 증자를 추진 중이다. MG손보는 지난달 24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두 번째 경영개선계획안을 승인받으면서 급한 불을 컸다. MG손보의 3분기 말 RBC비율은 100.94%로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낮다. 

 

MG손보는 지난 2018년 RBC 비율이 80%대까지 떨어지면서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았고 계속 자본확충계획 지연 및 영업적자 기록 등으로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2000억 원 규모의 증자에 성공해 RBC 비율을 177%까지 끌어올렸으나 최근 보험영업 환경이 좋지 않아 다시 급락했다.

 

이같이 RBC비율 올리기에 힘을 쓰는 이유는 IFSR17 도입 후 건전성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3년 보험업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숨겨진 부실 요인이 드러나며 다수 보험사의 건전성 비율이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KDI 황순주 연구위원은 "장수 위험, 해지 위험, 사업비 위험, 대재해 위험 등 그동안 간과됐던 신규 보험위험이 새로운 제도에서는 위험요인으로 인식되면서 보험사의 자본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며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부실 요인이 표면화되면서 다수 보험사의 자본비율이 기준치를 하회하게 돼 수조 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